안양에서 찾아오신 임산부 여성분..

오후 2시에 상담이 잡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느 때처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항상 방문상담 전에는 사전에 고객님의 대한 사연이나 정보를 준비해두는 편인데

오늘은 조금 젊은 여성분이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혼소송을 이야기하면 중장년층의 부부들만 생각하는데 이렇게 젊은 나이의

부부들이 이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부부간의 갈등과 헤어짐에는 나이가 따로

없는 법이니까요.

2시가 조금 안되어서 의뢰인 여성분이 도착하셨는데 처음에 너무 놀랐습니다.

멀리서 봐도 부른 배를 힘겹게 끌고 오신 임산부 여성분이셨기때문입니다. 이런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사전에 전화상담을 하였을때는 미처 몰랐던 일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상담이 시작되고 여성분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말씀 중간중간에 울컥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며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일정한 직장을 가진 회사원이 아닌 자기 사업을 하는 남편이

유흥업소에 빠지면서 유흥업소에 다니는 여성과 따로 만남을 가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한명 있고 또 임신 중인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힘든 상황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또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더군요. 의뢰인은 상간녀보다는 남편에게 배신감과

아이들을 위한 마음에 너무 힘들어 하셨던 것같습니다.

저는 일단 의뢰인을 진정시키고 상담을 하나하나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직장인이 아니고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이기때문에 모든 경제권을 남편이 쥐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에게 수입이 어느정도인지조차

말을 해주지 않는 상황이었죠.

의뢰인이 임신을 한 상태이기때문에 상담을 길게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최대한 짧은 시간안에

의뢰인이 원하는 답변을 해드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다행히 상담이 끝났을때는 의뢰인의 만족하는

표정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상담내용을 온라인상으로 서술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의뢰인이 상간녀의 정보를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정황상이나 증거상으로도 부족한 점이 없었기에 소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

으로 판단되어 재판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혼소송 변호사로서 소송을 진행하거나 상담을 하다보면 이렇게 젊은 나이에 아이를 안고 오거나

임신을 한 상태로 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면 이런 의뢰인을 힘들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남편들에 대해 저도 모르게 울컥하며 분노의 감정이 치밀어오를때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법률적으로

따져보아야 하는 변호사이지만 저도 그 전에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혼소송을 진행함에 있어서 법률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의뢰인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요?

이상 서유리 변호사의 리얼스토리였습니다.